구루와 제자

옛날 미군 표현으로 SNAFU라는 게 있다. Situation Normal, All Fucked Up의 약자로, 우리말로 옮기자면 ‘근무중 이상무, 다 좆됐음‘ 정도가 될 테다. 한국 군대가 돌아가는 모습을 가장 함축적이면서도 가장 정확하게 묘사하는 표현이라 할 수 있겠다. (“한미혈맹 이상무!”)

부대 앞 헌병 애들이 야간에 몰래 치킨을 시켜먹었다가 당직사관에게 딱 걸렸지만, 부대 지휘관 입장에서 이런 사건이 공개적으로 알려져서야 도움될 것이 없다. 부대장은 여단장 상황보고에도 그저 ‘이상무’를 외칠 뿐이다. 치킨을 먹은 것을 들켰다는 사실에 지레 겁을 먹은 초병이 군무이탈을 시도하기 전까지는. 군대 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에서 ‘사고’는 대부분 이런 식으로 일어난다.

SNAFU (1)

이걸 따서 이름 붙인 원리(SNAFU principle)도 있다. ‘소통이란 동등한 위치에서만 가능하다‘는, 유래에 비해 매우 고상하게 변한 의미를 갖고 있다. 생각해 보면 매우 단순한 진리이다. 오늘 무슨 일들이 있었건 간에 노크 귀순 같은 ‘사고’만 없다면, 합참에서 일선 부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보고는 ‘이상무’로 가득할 것이다.

단지 군대에서만, 혹은 회사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인간관계의 소통 오류는,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부분 동등한 위치에서 이루어지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것이 가장 악랄하면서도 가장 비극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간관계가 바로 구루(스승)와 제자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Continue reading

데스크탑 버전 에버노트 해상도 화질 저하 문제 해결법

맥북이나 레노보 요가, 델 XPS 시리즈와 같은 DPI가 높은 최신형 랩탑의 경우 윈도우 데스크탑용 에버노트를 업데이트하고 나서 프로그램의 해상도가 무척 나빠지는 현상이 생깁니다. 본래 윈도우용 에버노트가 이 정도의 고DPI 화면을 위해 만든 게 아니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ScreenClip2

윈도우용 에버노트 해상도 저하된 모습. 실제로 보면 정말 성질납니다…

ScreenClip

찾아보니 이게 상당히 오래된 이슈더라고요. 2013년부터 꾸준히 사용자들이 제기했던 문제인데 아직껏 해결이 안되고 있습니다.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OSX용과는 달리 윈도우용의 경우에는 이 해상도 문제를 정상적으로 해결하려면 모든 코드들을 다시 써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을 못하는 것이라고 해요.

그런데 에버노트 사용자 포럼에서 마침내 우회적인 해결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환성 옵션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호환성 탭에서 이 옵션을 선택해줍니다.

이렇게 호환성 탭에서 이 옵션을 선택해줍니다.

이렇게 하면 고DPI 화면에서도 에버노트 해상도 가 어그러지지 않고 원래 하던대로 전시가 됩니다. 이 글 처음에 나오는 스크린샷과 아래를 비교해보세요.

ScreenClip3 ScreenClip4

 

A propaganda merry-go-round: what North Koreans watch on TV

이번에 북한의 텔레비전 방송에 대해 쓴 기사가 가디언에도 올라갔습니다. 원래 가디언 측에서 ‘이런 거 써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던 것입니다.

http://www.theguardian.com/world/2015/mar/10/north-korea-tv-propaganda-kim-jong-il

프리뷰 버전일지라도 당장 윈도우 10 을 깔아야 하는 이유

윈도우 10 의 테크니컬 프리뷰 버전이 나온지 벌써 다섯 달 정도 된 것 같군요. 이미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직 프리뷰 버전이라는 게 찜찜해서 굳이 설치하려고 들지는 않았습니다. 뭐 그전에는 데스크탑에 윈도우 7을 설치해서 쓰고 있었고, 쓰고 있는 운영체제에 별다른 불만이 없기도 했죠.

그런데 새로 산 랩탑에 윈도우 8.1이 깔려있는 통에 운영체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전까지 윈도우 8을 쓴 적이 없어서 왜 다들 그리 욕을 하는지 몰랐는데 정말 욕이 절로 나오더군요. 아니 그놈의 앱들은 왜 무조건 전체화면으로 뜨고 지랄인지…

게다가 랩탑의 작은 화면에 여러 개의 창을 띄워놓고 기사를 쓰다보니 불편할 때가 참 많더군요. 계속 창을 키웠다가 줄였다가를 (게다가) 터치패드로 하려니 힘겨워요.

엑스포제 부럽지 않은 태스크뷰의 등장

그러다가 문득 윈도우 10 의 기능이 궁금해져서 리뷰들을 한번 읽어봤습니다. 뭐 쓸만한 기능이 좀 있나 해서… 그러다가 태스크뷰(task view) 기능을 알게 되었습니다. 맥 OSX의 엑스포제/스페이스와 비슷한 기능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죠.

사실 이전 버전의 윈도우에도 엑스포제/스페이스와 상당히 비슷하게 구동하는 Dexpot이라는 프로그램을 쓸 수 있습니다. 한동안 Dexpot을 열심히 써보았는데 물론 훌륭한 프로그램이기는 합니다만 뭐랄까 운영체제에서 네이티브로 지원하는 기능이 아니다 보니 아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윈도우용 가상 데스크탑 프로그램 Dexpot

윈도우용 가상 데스크탑 프로그램 Dexpot.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조금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각 데스크탑에 모아놓은 프로그램들의 목록을 한꺼번에 불러모아서 다시 정리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서 어느 데스크탑에 어느 프로그램을 띄워놨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다른 데스크탑에 띄워놓은 프로그램에서 현재 데스크탑에 알림 메시지(notification)을 보내 그걸 클릭하여 불러올 경우, 두 개의 데스크탑에 모두 프로그램이 뜨면서 한쪽을 닫아도 제대로 닫히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윈도우 10 의 태스크뷰에 기대를 크게 걸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Dexpot처럼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딱 이런 류의 기능에서 기대하는 모든 걸 충족시키고 있고, 엑스포제/스페이스만큼은 아니지만 꽤 부드러운 UI를 제공합니다.

Screenshot-(1)

아래의 Add a desktop으로 새로운 데스크탑 화면을 만든 다음, 창들 중 몇 개를 그 데스크탑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태스크뷰 사용에 큰 도움이 되는 단축키들을 알려드립니다:

  • 태스크뷰 띄우기: 윈도우키 + Tab
  • 데스크탑 전환하기: 윈도우키 + Ctrl + 또는 (마치 아이패드에서 앱 화면 전환하듯 이동합니다)
  • 창 이동하기: Alt + Tab (윈도우 10 부터 세 손가락으로 터치패드를 스와이프해도 똑같이 작동합니다)

지금까지 일 주일 가량 사용했는데 아직까지 호환성 문제를 겪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제한되어 있다보니 (게임 같은 걸 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용자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듯 싶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문제를 겪을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지같은 윈도우 8을 쓰느니 차라리 윈도우 10 프리뷰 버전으로 갈아타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 윈도우의 기본 앱들은 항상 시원찮은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MSN 날씨’마저도 구글/네이버 날씨와는 판이하게 다른 날씨 현황을 보여주는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