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10월 26일을 20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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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이라면 자신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울고 웃는 것에 도취되기 마련이다.

요새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를 위해 저녁에 합정에서 D를 만났다.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한국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라 자리에 앉자 마자 뉴스를 보았느냐고 물었다.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혹시 개헌에 관한 것이냐고 되묻는다. 노우, 개헌 이즈 쏘오 예스터데이.

먼저 주문을 시키고 어제 오늘 쏟아져 나온 뉴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맞닥뜨린 이의 얼굴 표정이란! 그런 당혹감을 내가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에 나는 희열감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그 제물로 삼은 것이 우리의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에 다소 씁쓸함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이야기꾼이라면 이야기꾼의 기질에 대해 잘 알 것이다. 내가 상주喪主가 된 와중에도 이것을 어떻게 그럴싸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할 그 지긋지긋한 기질을. 나는 더 많은 세계인의 얼굴에 D의 예의 그 찌푸린 얼굴을 심어주고 싶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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