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 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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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 콤마를 뺐더니 케네디와 스탈린이 스트립 댄서가 되었습니다.

콤마(“,”)를 연속으로 사용하는 것을 옥스포드 콤마라고 부릅니다. 연속 콤마의 사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는 거 같습니다.

논문 작성시 가장 많이 참고하는(걸로 알고 있는) 시카고 매뉴얼에서는 사용을 권장하는 데에 반해 저널리즘에서 사용하는 AP 스타일북에서는 쓰지 말라고 하고요. 미국 정부 문서나 옥스포드 대학 출판부에서는 사용하는데(그래서 옥스포드 콤마라는 이름이 붙은 듯)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다른 나라나 캠브리지 대학 출판부에서는 또 안 씁니다.

연속 콤마의 사용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의미의 모호함’을 피하자는 것을 찬성의 논거로 듭니다. 그런데 연속 콤마의 사용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되려 연속 콤마가 ‘의미의 모호함’을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사례는 위키피디아를 참조)

그런데 인터넷에서 접하는 자료들은 대부분 옥스포드 콤마의 사용을 옹호하는 편입니다:

옥스포드 콤마를 뺐더니 케네디와 스탈린이 스트립 댄서가 되었습니다.
옥스포드 콤마를 뺐더니 케네디와 스탈린이 스트립 댄서가 되었습니다.

 

한 다큐멘터리에 관한 Times of London 기사의 일부. 넬슨 만델라를 딜도 수집하는 800살의 반신반인으로 만들었습니다.
한 다큐멘터리에 관한 Times of London 기사의 일부. 넬슨 만델라를 딜도 수집하는 800살의 반신반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연속 콤마를 쓰나 안쓰나 모호함을 피하기 어렵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식처럼 괄호를 사용하는 것이겠지만 너무 비전형적, 심지어 反전형적일 수 있겠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연속 콤마 사용에 대한 별다른 기준 같은 게 없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개인적으로는 콤마를, 의미의 명확함보다는 운율이나 문장 중간에 잠깐 끼어드는 설명을 위해 자주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콤마를 자주 쓰다 보면, 왠지 영어 문장의 구성과 유사하게 따라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이걸 자제를 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라고 하면서도 또 콤마를 쓰고 있군요)

문인 중에 박상륭 선생의 경우는, 워낙 영어 문장 읽기에 익숙하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문장의 구조가 영어 문장을 닮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곤 합니다. 물론 구사하는 언어는 유장한 우리말이지만. 콤마의 미학이랄까요, 그런 걸 보여주죠.

[note note_color=”#f3f3ef”]이글루스 블로그에 썼던 글에 이미지를 하나 더 덧붙였습니다.[/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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