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무역’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대중 무역의 본질을 정확히 꼬집은 FT 칼럼.
중국이 수입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들이 더 싸고 좋게 만들 수 없다고 믿는 것도 없으며, 필요 이상으로 단 하루라도 외국인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분야도 없다. 물론 현재로서는 중국이 반도체, 소프트웨어, 상업용 항공기, 그리고 최첨단 생산 장비의 고객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마치 레지던트 의사가 학생인 것과 같은 이치다. 중국은 이 모든 제품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머지않아 중국은 이것들을 직접 만들어 수출까지 하게 될 것이다.
만약 중국이 무역을 통해 우리에게서 아무것도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중국과 무역을 할 수 있겠는가?
보통 어떤 국가의 성장 전망이 상향되면 다른 모든 국가에도 이득이 된다. 수요와 소비,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추가 성장은 수출에서 비롯되며, 이는 다른 나라의 시장을 빼앗는 형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독일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향후 몇 년간 성장률이 약 0.3%p 깎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럽에게 하나의 ‘어려운 해결책’과 하나의 ‘나쁜 해결책’만을 남겨준다.
‘어려운 해결책’은 미국이 기술 산업에서 그러하듯,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 원천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더 많은 개혁, 더 적은 복지, 더 적은 규제를 의미한다. 복지와 규제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 경쟁 상황을 고려할 때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모든 것을 헐값에 수출하고 수입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세상에서는 이조차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내수 수요에 의존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쁜 해결책’, 즉 보호무역주의로 이어진다. 특히 유럽이 산업 기반을 조금이라도 유지하려면 대규모 보호무역 조치를 피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 보인다. 이 길은 너무나 큰 피해를 동반하고 위험으로 가득 차 있어 권장하기 어렵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를 감내했지만 미국은 중국이 유일하게 대등하다고 여기는 국가다. 베이징은 무역 장벽을 세우는 다른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공격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추가적인 붕괴를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좋은 선택지가 사라지면 남는 것은 나쁜 선택지뿐이다. 중국은 무역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만약 중국이 원자재와 소비재 외에 다른 나라로부터 아무것도 사지 않으려 한다면, 상대방 역시 똑같이 할 준비를 해야 한다.
Harding, R. (2025, November 26). China is making trade impossible. The Financial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