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레이, 왜 나는 포스트리버럴이 아닌가
현실은 더욱 복잡하다. 우리의 극단적 개인주의자들은 채워지지 않는 집단적 소속감에 대한 욕구에 사로잡혀 있다. 원하는 사람을 자유롭게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특별히 보호받는 권리를 가진 집단의 일원으로 인정받아야만 한다. 인종차별에 맞서는 것은 동등한 대우가 아니라, 특정 소수집단에 대한 적극적 우대positive discrimination를 의미한다. 정체성 집단의 확산은 지위와 자원에 대한 요구일 뿐만 아니라, 치유에 대한 요구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에게 자율성은 곧 아노미anomie, 즉 안정적인 정체성의 부재를 의미한다. 실현할 자아가 없을 때 자아실현은 어렵다. 선택한 희생자들과의 연대는 자칫 공허할 수 있는 삶에 목적을 부여하며, 군중의 광기 속에서 정체성의 감각을 발견한다.
Gray, J. (2025, October 18). Why I am not a post-liberal. The New States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