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하이에크는 “집에서 식물학을 준전문가 수준으로 독학했고, 그 후 법학 전공으로 졸업하고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대학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심리학을 공부하며 보냈는데 이 모든 것은 그가 존경받는 경제학자가 되기 전의 일이다.”

Simon Kuper, How to be a great thinker

위노그라드가 베버식 관료제라고 비판했던 규칙 기반 전문가 시스템과 달리, 오늘날의 거대언어모델(LLM)들은 데이터와 통계에 의해 구동된다. 아직도 일부 규칙들이 현대 AI의 근간을 이루고 있긴 하지만 AI의 출력물output은 고정된 프로토콜이 아닌 변화하는 데이터에 의해 도출된다.

게다가 이러한 모델들은 관료제의 경직성보다는 시장의 유연성을 더 닮았다. 시장 참여자들이 과거 트렌드에 의존해 빠르게 변하는 맥락을 잘못 판단할 수 있는 것처럼, 거대언어모델들은 통계적 패턴을 기반으로 출력물을 생성한다. 때때로 환각을 일으키고 맥락을 잘못 이해할 위험을 감수한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심리학도 다뤘는데 그의 심리학 연구는 초기 신경망 연구에 영향을 미쳤다. 하이에크가 뇌와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에서 등가성을 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퍼셉트론의 창시자인 프랭크 로젠블랫은 하이에크를 긍정적으로 인용한다.)

에브게니 모로조프, [우리를 위한 AI ①] 다른 AI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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