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난 가네시는 이전부터 거론되곤 하던 미국의 ‘고립주의’ 경향에 대해 늘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해 왔는데 이번 이란 폭격은 그의 회의론을 더욱 강화시켰다:

지난 10년 혹은 20년 동안 ‘전쟁 피로감’이라는 주제는 엄청나게 과장되어 왔다. 분명히 하자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대실패가 유권자들로 하여금 반대하게 만든 것은 지상전이었다. 지상전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으며 미군의 희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공습에 대해서는 더 평온한 태도를 보인다. 버락 오바마는 리비아를 폭격했고, 일부 비뚤어진 결과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선에 성공했다.

미국은 너무나 오랫동안 너무나 많은 곳에 너무나 많은 이해관계와 자산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미국에서 고립주의자란 사실상 애초에 국가가 이러한 부담을 지지 않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수십 년이 지난 후에 이러한 부담을 적극적으로 벗어던지고자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이것이 바로 집권 5년 차에 접어든 트럼프가 일부 지지자들이 바랐던 것보다 미국의 전 세계적 영향력에 훨씬 적은 영향을 미친 이유다.

상황의 고착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악습이다. 오바마의 전설적인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이후 14년이 지났고, 셰일가스 대호황으로 미국이 중동에 대한 오랜 개입에서 벗어났다고 생각된 지는 훨씬 더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이란의 정권 교체를 반쯤 고려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는 자신의 두 번째 임기 첫 주요 순방지로 걸프 지역을 택했는데, 이는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였다. 이란이 공격 목표로 삼을 만한 자산을 미국이 여전히 카타르에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미국이 한 지역에서조차 발을 빼지 못한다면, 더 넓은 세계에서 발을 뺀다는 생각은 허황된 것처럼 보인다.

덧붙여, 과연 어떤 제국이 자발적으로 해체된 적이 있는가? 영국과 프랑스는 국력이 쇠진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1960년대까지 그 불가피한 흐름에 저항했다. 일본과 독일은 패망했다. 소련의 경제 모델 전체는 내부로부터 썩어 문드러졌다. 미국의 ‘세계로부터의 철수’ 가능성은 마치 강대국들이 늘 이런 종류의 선택을 하던 것처럼 논의된다. 사실, 그것은 거의 유례없는 자기희생적 행위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아마도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이다.

사람들이 미국의 후퇴라고 말할 때 의미하는 바는 유럽으로부터의 후퇴인 경향이 있다. 물론 그것은 엄청난 변화다. 나토 헌장 5조, 즉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에 대한 미국의 공약에 조금이라도 의문이 제기된다면, 이는 러시아의 도전을 자극하는 유인이 된다. 그러나 이것을 미국의 전반적인 해외 개입 주저와 혼동하는 것은 편협한 유럽 중심적 시각이다.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이 그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Janan Ganesh, America’s retreat from the world stalls again

볼드로 강조한 대목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타일의 영웅인 ‘마지못해 싸우는 영웅reluctant hero’ 생각이 났다.

‘마지못해 싸우는 영웅’의 신화만큼 미국인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화는 없다. 그는 존 웨인, 게리 쿠퍼, 클린트 이스트우드이자 존 윅, 잭 리처, 캡틴 아메리카다. 그저 평화로운 일상을 살고 싶은 사나이이지만 세상은 그를 폭력의 도가니로 밀어넣는다. 그는 드라마 ‘옐로우스톤’에 나오는 고매한 목장 주인 존 더튼이기도 하다. 더튼은 자신의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자기 가족과 땅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누구라도 거리낌없이 죽일 인물이다. 여기서도 폭력은 그가 쓰고 싶어서 쓰는 게 아니다. 뱀의 혓바닥을 가진 진보, 모더니티, 탐욕의 힘이 그를 폭력으로 내몰았을 뿐이다. 그러나 그는 폭력을 쓸 준비가 돼 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적보다 훨씬 무자비하다는 걸 보여준다. 

바로 이것이 트럼프의 머리가 람보의 몸에 달려 있는 까닭이다.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었던 ‘마지못해 싸우는 영웅’에 람보만큼 적절한 인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자신들의 규칙과 법을 내세우는 동네 경찰로 대변되는 ‘체제’는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를 압제하는 체제를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사나이의 길이라고 신화는 말한다. 평화를 사랑하라. 그러나 전쟁을 준비하라.

노아 홀리, 미국 대중문화와 정치가 서부 개척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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