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가 최근에 10가지 지표를 통해 영국과 가장 비슷한 나라를 찾아보는 기사를 냈다.

왜 이런 연구를 했을까? 영국은 정책 결정에서 주로 북유럽 국가들을 참고하는 경향이 있는데(최근에는 덴마크의 이민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덴마크에 파견했다) 일반적인 국민 행복도나 민주주의에 대한 효능감, 인구 규모 등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적절한 벤치마크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가 비교에 사용한 지표는 다음의 10가지다:

  • 인구
  • 1인당 GDP
  • 삶의 만족도 점수
  • 민주주의 지수
  • 혼외 출산율
  • 외국에서 태어난 인구 비율
  • 서비스업 고용률
  • 알코올 소비량
  • 일상에서 종교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
  • 세수 비율

그리하여 이코노미스트는 영국과 가장 비슷한 나라는 스페인이라는 결론을 냈다. 그 다음으로 비슷한 나라는 프랑스. 하지만 과거 자주 전쟁을 벌였던 식민제국 경쟁자라는 점 등으로 영국은 스페인을 무시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심지어 영국은 전통적으로 스페인 음식을 혐오했다고…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

자연스레 한국과 가장 비슷한 국가는 어딜까 궁금해졌다. AI 뒀다 뭐하겠나. 제미나이, 클로드, GPT에게 각각 물어봤다.

영국의 경우와 달리, 한국과 가장 비슷한 국가는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 이탈리아.

클로드는 가장 빠르면서도 일목요연한 답을 내놓았고 제미나이는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했지만 상당히 다층적으로 검토한 답변을 주었다. 반면 GPT는 시간은 클로드, 제미나이의 3~4배를 쓰면서도 제시한 답변이 영 시원찮아(나는 보통 영어로 리서치를 시킨 다음, 그 결과가 괜찮으면 한국어로 executive summary를 요청한다.) 중간에 연구를 중단시켰다.

Claude Opus 4.5 (research)

요약

일본이 한국과 가장 유사한 국가로 나타났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영국과 가장 유사한 국가를 찾기 위해 사용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30개 이상의 OECD 및 선진국을 10가지 지표로 비교 분석한 결과, 일본이 0.87의 유사도 점수(1.0이 동일)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스라엘(0.68)과 이탈리아(0.61)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핵심 발견

혼외 출생률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한국의 혼외 출생률 4.7%는 OECD 평균 42%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일본(2.4%)만이 유사한 수준을 보입니다. 이 단일 지표가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을 후보에서 탈락시켰습니다.

일본은 10개 지표 중 8개에서 한국과 근접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 1인당 GDP: 한국 $53,000 vs 일본 $52,000
  • 삶의 만족도: 양국 모두 6.06점 (완벽 일치)
  • 민주주의 지수: 한국 8.03 vs 일본 7.99
  • 외국 출생 인구: 한국 3.5% vs 일본 2.2%
  • 서비스업 고용: 한국 70.1% vs 일본 72.5%
  • 알코올 소비량: 한국 8.0L vs 일본 7.8L

주요 차이점은 인구(일본 1억 2,450만 명으로 한국의 2.4배)와 조세 부담률(일본 33.1% vs 한국 28.9%)뿐이었습니다.

결론

한국의 독특한 조합—높은 경제 발전 수준, 낮은 이민자 비율, 세속적 사회, 전통적 가족 형성 패턴—은 지리적·문화적 이웃인 일본만이 공유하는 특성입니다. 유교적 문화 유산, 급속한 고령화, 낮은 출산율, 높은 업무 강도 등 통계 이면의 구조적 유사성까지 고려하면, 일본은 한국 연구를 위한 가장 유효한 비교 대상국입니다.

Gemini 3.0 Pro (deep research)

결론: 대한민국의 ‘구조적 쌍둥이’는 일본(Japan)이며, 서구권에서 가장 유사한 ‘인구 통계적 사촌’은 이탈리아(Italy)입니다.

분석 결과, 대한민국은 단일 국가와 완벽히 일치하기보다 세 가지 상이한 중력권(Gravity Well) 사이에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1. 핵심 분석 결과

  • 종합적 최적합 국가: 일본 (Japan)

    • 선정 이유: 인구 규모의 차이(5천만 vs 1억 2천만)를 제외하면, 사회가 작동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이 세계에서 가장 유사합니다. 특히 혼외 출산율, 외국인 비율, 낮은 삶의 만족도, 제조업 중심의 이중 경제 구조 등 사회의 ‘질감(Texture)’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에서 두 나라는 쌍둥이처럼 닮아 있습니다.
  • 서구권 최적합 국가: 이탈리아 (Italy)

    • 선정 이유: 인구 규모(5천 8백만)와 경제 규모(1인당 GDP $51k PPP)가 한국과 거의 일치합니다. 제조업 강국이면서도 저출산과 고령화, 낮은 성장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유럽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주요 지표별 상세 분석

① 인구 및 경제 규모 (이탈리아 모델)

  • 인구: 한국(5,170만)은 이탈리아(5,870만), 스페인(4,790만)과 함께 ‘5천만 클럽’에 속합니다. 이는 내수 시장만으로는 생존이 어렵지만, 독자적인 산업을 유지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일본(1.2억)은 내수 중심이 가능한 체급이라 이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 GDP (PPP): 한국의 생활 수준(약 $53,000)은 이탈리아, 일본과 대등하며 스페인을 추월했습니다.

② 사회적 장벽과 삶의 질 (일본 모델 - 핵심 결정 요인)

이 부분에서 한국은 서구권(이탈리아, 프랑스 등)과 결정적으로 결별하고 일본과 묶입니다.

  • 혼외 출산율: 한국과 일본 모두 약 2.3%라는 극단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프랑스 62%, 영국 50%). 결혼 없이는 출산도 없는 경직된 사회 구조가 저출산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에서 두 나라는 운명 공동체입니다.

  • 외국인 비율: 한국(3.4%)과 일본(2.5%)은 서구 선진국(15% 이상)과 달리 이민자에게 배타적인 ‘동질성 요새(Homogeneity Fortress)’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삶의 만족도: 10점 만점에 5.9~6.0점으로, 경제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경쟁과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낮은 행복도를 보이는 ‘이스터린의 역설’을 공유합니다.

③ 정치 및 조세 (혼합 모델)

  • 민주주의: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8.09)는 프랑스, 스페인과 점수가 거의 동일합니다. 역동적인 시위 문화와 높은 정치적 양극화는 점잖은 일본 정치보다는 뜨거운 프랑스 정치와 닮았습니다.

  • 조세 부담: GDP 대비 세수 비중은 약 29%로 저부담 국가인 미국(27%)이나 일본(34%)과 유사하며, 고부담 복지 국가인 프랑스(46%)나 이탈리아(43%)와는 거리가 멉니다. 즉, “미국식 세금을 내고 유럽식 복지를 요구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3. 최종 제언

만약 ‘인구 규모’를 가장 중요한 잣대로 본다면 한국은 ‘동아시아의 이탈리아’입니다. 하지만 가족 형성 방식, 타인에 대한 개방성, 그리고 경제 활동의 양상을 고려했을 때,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잘 비춰주는 거울은 일본입니다.

한국은 “이탈리아의 인구 규모를 가지고, 프랑스처럼 뜨겁게 정치를 하며, 일본처럼 사회적으로 경직된 채 늙어가는 나라”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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