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쁜 아이디어들은 늘 상존하는가
경제학자들은 특유의 시적인 표현으로 이 문제를 ‘집중된 혜택과 분산된 비용’의 문제라고 칭한다. 큰 이해관계가 걸린 소수 집단과, 개개인은 작은 이해관계만을 갖는 더 넓은 사회가 맞붙으면, 적어도 자유 민주주의 체제하에서는 전자가 이기는 경향이 있다.
혹은 또 다른 현대적 병폐인 공공 부채를 예로 들어보자.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 지출을 삭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항상 특정 수혜자 집단에게 막대하고 명확한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의 정년 연장에 격분했던 프랑스의 연금 수급자들이 그러한 집단의 한 예이다. 지난여름 정부가 복지 개혁안을 완화하도록 압박했던 영국의 일부 복지 수급자들 또한 또 다른 예가 된다.
한편 이 부채의 비용은 항상 모든 시민을 잠식하지만, 그 방식이 너무나 간접적이어서 감지하기 어렵다. 그 비용은 민간 대출을 밀어내는 구축 효과crowding out로 나타나며, 사회 기반 시설 및 기타 생산적 자산 대신 부채 이자 상환에 쓰이는 세수에서도 드러난다. 이러한 성장 저해 요인은 이 국가들의 운명을 바꿀 것이지만, 그 원인이 되는 정책들은 화이트홀이나 샹젤리제 거리에서 시위를 촉발하지도, 어쩌면 다음 선거에서 많은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을 것이다. 집중된 혜택과 분산된 비용.
이것은 위대한 사상가들이 예상했던 민주주의의 설계상 결함이 아니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비록 자신의 계급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인물이었지만 귀족으로서 다수의 폭정(과 평범성)을 우려했다. 그는 그 반대의 문제를 예측하는 데에는 그만큼 뛰어나지 못했다. 자유 민주주의는 조직적인 반대에 많은 여지를 허용하고 로비와 사법적 이의 제기를 위한 접근 지점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다수가 잠든 사이에 소수가 막대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마크롱이 정년을 연장했을 때, 가장 끈질기게 시위했던 이들 중 일부는 바로 그 연금을 대기 위해 일하는 젊은이들이었음을 기억하라. 비대해진 국가와 자신들의 좌절된 삶의 희망 사이의 연관성이 그들에게는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Ganesh, J. (2025, August 13). Why bad ideas are always with us. The Financial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