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 업데이트가 될 때마다 트위터 등지에서는 ‘방금 오픈AI가 듀오링고를 죽였다’ 등의 논평들이 나오지만 AI가 기성 서비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그보다는 복잡하다.

AI 이미지 생성 기능이 막 나왔을 때만 해도 포토샵을 만드는 어도비나 피그마 주식이 급락했다. 하지만 사실 이런 툴을 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게 그렇게 AI 딸깍으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 해당 업계 업종의 ‘도메인 지식’이 서비스 깊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듀오링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공개된 GPT Live의 대화 반응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지만 단지 외국어 대화만 할 수 있다는 정도로 언어 학습 코스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단어도 외워야 되고 문법적인 지식도 있어야 한다. 그런 학습 코스 설계 역량은 AI 딸깍으로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 (그래서 듀오링고 주식을 좀 샀다 ㅋㅋ)

하지만 정말 AI 딸깍으로 타노스 딸깍의 운명을 맞이할 서비스들도 있다. 내가 요즘 즐겨쓰는 딕테이션(보이스 투 텍스트) 서비스처럼 특정 기능 원툴로 버티는 서비스들이 그렇다.

처음에는 위스퍼 플로우Wispr Flow를 애용했는데 인터페이스도 깔끔하고 성능도 괜찮았지만 키보드 입력 권한을 과도하게 컨트롤하는 등의 보안상 불안감이 좀 꺼림칙했다.

슈퍼위스퍼Superwhisper라는 유사한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권한 요구가 적은 데다가 가격도 조금 더 저렴(월 $8)해서 그동안은 이걸 계속 쓰고 있었다.

작년에 위스퍼 플로우에 대해 쓴 글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결국은 구글이나 애플이 자체 OS 키보드의 음성 입력을 AI로 고도화(딸깍)하는 순간 이런 서드파티 앱들의 존립은 위태로워진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새 버전에 램블러Rambler라는 기능을 넣을 계획이고 애플은 iOS 27에는 제미나이가 결합되면서 딕테이션 기능도 강화된다고 이미 발표도 해놓았다.

그런데 그 사이에도 상당히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바로 챗GPT다. 알고보니 챗GPT 데스크탑용 앱에 거의 위스퍼 플로우/슈퍼위스퍼와 똑같은 딕테이션 기능이 내장돼 있던 것이었다. 모바일에서는 iOS Shortcut으로 챗GPT 딕테이션 모드를 바로 열도록 설정이 가능해 이 기능을 마치 딕테이션 기능처럼 쓸 수 있다.

GPT가 음성인식은 제미나이보다 아직까지 한 수 위다(클로드는 음성인식은 한참 뒤떨어진다).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말을 해도 잘 알아듣는다. 그래서 미련없이 슈퍼위스퍼의 구독을 해지했다.

다만 챗GPT 데스크탑 앱의 딕테이션 기능은 가끔 클립보드에 제대로 복사가 안 될 때가 있다. (설정 > 보이스로 들어가면 멀쩡히 잘 있다.)

뭐 어차피 iOS 27 딸깍 전까지만 버티면 되는 거라… (이러고 또 애플이 AI 삽질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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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a journalist editing PADO, a Korean web-based magazine specializing in longform coverage of international affairs. I also moonlight as a Korea correspondent for Reporters sans frontières (RSF), the international press freedom watchdog. Check out my newsletter Korea Kon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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