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명 속에서 모두가 정부에 불만인 까닭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일부는 경제적 요인 때문이다. 치솟은 주택 가격과 정체된 소득, 심화하는 불평등이 대중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하지만 경제는 이야기의 일부일 뿐이다. 미국은 다른 선진국 대부분보다 높은 성장률을 누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집권 이후 프랑스는 실업률을 낮췄으며, 언스트앤영의 분석에 따르면 7년 연속 유럽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를 유치했다. 한국은 경제적 성공 사례다. 일본도 재기의 길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런데도 거의 모든 곳에서 민주 정부는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더 큰 설명은 우리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기술혁명 가운데 하나를 겪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런 대전환은 언제나 깊은 불안과 두려움을 불러온다.
이와 비슷한 규모의 마지막 기술적 대전환은 대략 1880년에서 1920년 사이에 일어났다. 전기와 전화, 철도, 자동차, 영화가 산업 전체와 삶의 방식을 뒤엎었다. 수백만 명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했다. 세계 무역은 지역 경제를 뒤흔들었다. 새로운 부가 하루아침에 생겨난 반면, 기존 직업은 사라졌다. 이런 혼란 속에서 좌절과 분노는 정치적 출구를 찾았다. 좌파는 공산주의로, 우파는 파시즘으로 기울었다. 그 뒤에는 새로운 대중운동과 문화적 격변, 세계대전이 이어졌다.
저명한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정치의 주된 문제는 정치 제도의 발전이 사회·경제적 변화에 뒤처진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변화는 불안을 낳는다. 불안에 휩싸인 사회는 정치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시민들은 지도자들이 질서를 회복하고 안전을 보장하며, 갈수록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듯한 힘들에 대한 통제감을 되찾게 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오늘날 기술은 기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그와 비교해 민주 정부의 역량이 더욱 부족해 보이게 한다.
우리는 3분 만에 차를 호출한다. 주문한 물건은 당일 도착한다. 인공지능(AI)은 복잡한 질문에 몇 초 만에 답하고, 사람이 몇 달씩 걸리던 더 복잡한 작업도 단 몇 분 만에 해낸다.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정부에도 이와 비슷한 효율성을 기대하기 시작하는 이유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속도를 내도록 설계된 체제가 아니다. 정당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체제다. 민주주의는 협상하고 타협하며, 법원의 판단을 거치고,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서로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한다. 바로 그런 안전장치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를 구분한다. 하지만 기술이 광속으로 질주하는 시대에 이러한 장치들은 갈수록 마비 상태처럼 보인다.
소셜미디어는 이 간극을 더욱 벌린다. 정부의 모든 실수는 즉시 드러난다. 모든 실망은 온라인에서 급속히 확산하는 논란으로 번진다. 불만을 품은 시민은 누구나 정부가 대응에 착수하기도 전에 수천 명을 결집할 수 있다.
이는 현대 포퓰리즘이 보여온 기묘한 궤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같은 정치인들은 제도적 교착 상태를 밀어붙여 돌파하겠다고 약속하며 부상했다. 하지만 집권한 뒤 대부분은 전임 지도자들과 똑같은 현실에 부딪혔다. 오늘의 정치적 반란 세력은 순식간에 내일의 실망스러운 집권 세력이 된다.
역사를 보면 낙관할 근거도 있다. 자유사회는 의사결정이 느리고 끊임없이 논쟁하기 때문에 거대한 기술적 격변의 한복판에서 흔히 가장 취약해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대개 권위주의 체제보다 변화에 더 잘 적응해왔다. 자유사회는 배우고, 잘못을 바로잡고, 폭력이나 억압 없이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지도자들은 기술을 속도로 앞지르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럴 수도 없다. 대신 한결같은 집중력과 유능함을 통해 민주주의가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과 정당성이 지우는 무게가 시스템의 결함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자유를 지켜주는 핵심 기능이다.
Zakaria, F. (2026, July 24). A revolution is unfolding. Voters everywhere are furious. The Washington Post. https://www.washingtonpost.com/opinions/2026/07/24/tech-revolution-is-stress-testing-democracy/